동화 작가로 데뷔하려는 사람에게 공모전은 작품을 객관적으로 평가받는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입니다. 다만 공모전 원고는 첫 장면의 선명함과 요강 준수에서 혼자 쓴 원고와 달라야 합니다.

이 글은 AI 그림책과 시그림책을 직접 만들어 전자책과 POD 출판까지 해 본 AI마스터 호야쌤이, 처음 공모전을 준비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지점을 순서대로 정리한 안내서입니다.

동화 작가 데뷔, 왜 공모전에서 시작할까요?

공모전은 아직 이력이 없는 사람도 원고 한 편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공개된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출판사 인맥이나 출간 경력이 없어도 같은 조건에서 작품을 낼 수 있습니다.

공모전에는 마감, 분량, 형식이라는 바깥 기준이 있습니다. 혼자 쓸 때는 언제든 고칠 수 있다는 생각에 결말을 미루기 쉽지만, 마감이 정해지면 이야기를 끝까지 밀고 가게 됩니다.

무엇보다 나를 모르는 사람이 내 이야기를 읽는다는 경험이 생깁니다. 가족이나 지인의 칭찬과는 다른, 작품 자체에 대한 반응을 처음 마주하는 자리입니다.

공모전 원고는 혼자 쓴 원고와 무엇이 다를까요?

가장 큰 차이는 읽는 사람이 나를 전혀 모르는 심사위원이라는 점입니다.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썼는지 설명할 기회가 없으니, 원고 안에서 모든 것이 전달되어야 합니다.

심사위원은 짧은 기간에 많은 원고를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앞부분에서 이야기의 방향이 잡히지 않으면 뒤에 좋은 장면이 있어도 끝까지 집중해 읽히기 어렵습니다.

공모전 원고는 설명할 기회가 없는 원고이므로, 첫 장면이 작가 대신 작품을 소개해야 합니다.

또 하나의 차이는 독자 설정입니다. 혼자 쓸 때는 막연히 아이들을 떠올리지만, 공모전은 대상 연령을 정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장 길이와 어휘, 고민의 무게를 그 연령에 맞춰야 합니다.

첫 장면에서 주인공과 고민을 보여주는 법

첫 장면이 달라야 하는 이유
첫 장면이 달라야 하는 이유

 

첫 장면 안에 누가, 무엇 때문에 곤란한지가 드러나면 됩니다. 배경 소개나 등장인물 설명보다 주인공이 부딪힌 문제를 먼저 보여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숲속 마을에 작은 토끼가 살았어요”로 시작하기보다 “토끼 보리는 오늘도 줄넘기 줄을 가방 깊숙이 숨겼어요”로 시작하면, 독자는 첫 문장에서 이미 이유를 궁금해합니다.

원고를 고칠 때는 아래 세 가지를 첫 페이지에서 확인해 보세요.

  1. 주인공의 이름과 성격이 행동으로 드러나는가
  2. 주인공이 원하는 것, 또는 피하고 싶은 것이 보이는가
  3. 다음 장면을 넘기고 싶게 만드는 질문이 남는가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비어 있다면, 뒤쪽에 있는 갈등 장면을 앞으로 당겨 오는 방법을 먼저 시도해 볼 만합니다.

뻔한 교훈을 피하려면 어떤 시선이 필요할까요?

주제를 바꾸기보다 같은 주제를 바라보는 자리를 바꾸는 것이 차별점이 됩니다. 나눔, 우정, 용기 같은 주제는 이미 많이 쓰였기 때문에 주제만으로는 눈에 띄기 어렵습니다.

“친구와 나누면 기쁘다”는 교훈을 그대로 전하면 익숙한 이야기가 됩니다. 반대로 나누기 싫은 아이의 마음을 끝까지 따라가 보면, 같은 주제라도 독자가 처음 보는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심사에서 기억되는 원고는 새로운 주제보다 익숙한 주제를 낯선 자리에서 바라본 원고인 경우가 많습니다.

챗GPT 같은 AI 도구로 아이디어를 넓힐 때도 이 원칙은 같습니다. 처음 나온 줄거리를 그대로 쓰기보다 시점, 결말, 주인공의 욕망을 하나씩 비틀어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챗GPT 동화책 스토리를 뻔하지 않게 비트는 5단계 프롬프트에서 단계별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동화 공모전 응모 전 꼭 확인할 요강 4가지

응모 전에는 분량, 대상 연령, 원고 형식, 미발표작 조건 네 가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작품이 좋아도 요강을 벗어나면 심사 대상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확인 항목 무엇을 보나 놓치기 쉬운 부분
분량 원고지 매수, 글자 수, 페이지 수 기준 최소 분량과 최대 분량이 함께 정해진 경우
대상 연령 유아, 저학년, 고학년 등 독자 범위 연령에 맞지 않는 어휘와 문장 길이
원고 형식 파일 형식, 판형, 해상도, 실물 종이책 제출 여부 실물책을 우편으로 내야 할 때의 인쇄·배송 기간
미발표작 조건 블로그, SNS, 독립출판 공개 이력 포함 여부 다른 공모전 중복 응모 제한

특히 미발표작 조건은 공모전마다 범위가 다릅니다. 개인 블로그에 일부를 올린 것도 발표로 보는 곳이 있으니, 애매하다면 응모 전에 주최 측 문의 창구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AI로 작업했다면 무엇을 더 확인해야 할까요?

공모전 요강에서 AI 사용 확인
공모전 요강에서 AI 사용 확인

해당 공모전이 AI 사용을 허용하는지, 허용한다면 어느 범위까지 인정하는지를 공식 요강에서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AI 활용 기준은 공모전마다 다르고 해마다 바뀔 수 있습니다.

요강을 읽을 때는 아래 질문에 답이 있는지 살펴보세요.

  • AI 도구 사용 자체를 허용하는가, 금지하는가
  • 글과 그림 중 어느 쪽에 AI 사용을 허용하는가
  • 아이디어 정리나 맞춤법 교정 같은 보조 사용도 신고 대상인가
  • AI 활용 사실을 응모서에 표기해야 하는가

요강에 AI 관련 문장이 없다고 해서 허용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기준이 보이지 않으면 주최 측에 직접 문의하고, 답변을 기록으로 남겨 두는 편이 좋습니다.

공모전 규정과 별개로 저작권 기준도 알아 두면 도움이 됩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저작권위원회와 함께 생성형 AI 활용 결과물의 저작권 등록과 분쟁 예방에 관한 안내서 2종을 펴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정리에 따르면, 이 등록 안내서는 저작권 보호 범위를 사람의 창작적 기여가 있는 부분으로 한정합니다.

AI를 썼다면 공모전이 허용하는 범위와 내가 직접 창작한 부분을 함께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프롬프트, 수정 전후 원고, 직접 고친 문장을 작업 기록으로 남겨 두면 문의를 받았을 때 설명하기 쉬워집니다.

결과와 상관없이 완성한 원고가 첫 이력이 되는 이유

마감에 맞춰 한 편을 끝까지 완성한 경험은 동화 작가로서 가장 확실한 첫 이력이 됩니다. 수상 여부는 내가 정할 수 없지만, 완성은 온전히 내가 해낸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2026년 5월, 한국기독AI작가협회가 주최한 제2회 AI그림책 공모전에 성경분과로 응모했습니다. 이 공모전은 PDF 원고와 함께 실제로 인쇄한 종이책을 우편으로 제출해야 했고, 바로 그 부분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편집을 마치고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도 다시 열 때마다 고칠 곳이 보였습니다. 책을 인쇄해 택배로 받고, 다시 택배로 접수처에 보내야 하니 일정에 여유가 거의 없었습니다. 인쇄 품질이 기대와 다르거나 오타가 나오면 처음부터 다시 인쇄해야 한다는 점이 마감 직전까지 가장 큰 부담이었습니다.

실물책을 함께 내는 공모전이라면 원고를 마치는 날이 아니라 인쇄와 배송까지 끝나는 날을 기준으로 일정을 거꾸로 짜야 합니다.

실물책 공모전 역산 일정
실물책 공모전 역산 일정

수상은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성경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드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고, 그 원고는 지금 ISBN 신청을 준비하며 정식 책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모전에 낸 한 권이 끝이 아니라 다음 출간의 출발점이 된 셈입니다.

완성 원고가 한 편 생기면 이렇게 다음 단계가 열립니다. 다른 공모전의 요강에 맞춰 다시 다듬을 수 있고, 출판사 투고 원고로도 쓸 수 있으며, 독립출판이나 POD 출판으로 직접 책을 낼 수도 있습니다.

떨어진 원고는 실패작이 아니라 고칠 지점이 표시된 초고에 가깝습니다. 응모 후에는 원고를 객관적으로 다시 읽어 줄 사람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 필요한데, 방법은 동화책 피드백 받는 법 5가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핵심 용어 정리
응모 요강
정의
공모전 주최 측이 응모 자격, 분량, 형식, 마감, 심사 기준, 권리 귀속 등을 정리해 공개한 공식 안내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 공모전에 내려면 꼭 지켜야 하는 규칙표입니다.
미발표작
정의
출간, 수상, 온라인 게시 등으로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는 작품을 말하며, 공개로 보는 범위는 공모전마다 다릅니다.
쉽게 말하면
아직 아무에게도 정식으로 보여준 적 없는 원고입니다.
창작적 기여
정의
AI 결과물에 사람이 직접 선택, 배열, 수정, 편집 등을 더해 창작성을 부여한 부분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쉽게 말하면
AI가 아니라 내가 직접 만든 부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동화작가되는법, 꼭 공모전으로만 데뷔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공모전 외에도 출판사 원고 투고, 독립출판, POD 출판처럼 여러 길이 있습니다. 다만 공모전은 마감과 기준이 분명해 첫 원고를 완성하는 연습으로 특히 효과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동화 공모전과 그림책 공모전은 무엇이 다른가요?
그림책 공모전은 글과 그림, 또는 장면 구성을 함께 보는 경우가 많고, 동화 공모전은 글 원고 중심으로 심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림 포함 여부와 실물책·더미북 제출 조건은 공모전마다 다르니 요강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떨어진 원고를 다른 공모전에 다시 내도 되나요?
대부분 다시 낼 수 있지만, 새로 응모할 공모전의 미발표작 조건과 중복 응모 규정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이전 응모 결과를 바탕으로 원고를 다듬어 내는 편이 좋습니다.
원고에 작가 이름이나 이력을 적어도 되나요?
공모전에 따라 원고 본문에 이름을 적지 말라는 블라인드 조건이 있습니다. 이 경우 이름과 연락처는 별도 응모서에만 적고, 원고 파일에는 작품 제목만 남겨야 합니다.

공모전 원고는 잘 쓴 이야기를 넘어, 처음 만나는 독자에게 스스로 설명되는 이야기여야 합니다. 첫 장면을 선명하게 다듬고, 익숙한 주제를 나만의 시선으로 풀고, 요강과 AI 활용 기준을 꼼꼼히 확인했다면 이제 마감에 맞춰 한 편을 끝까지 완성해 보세요. 그 한 편이 동화 작가로 가는 길의 첫 페이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