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스토리텔링,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 빈 화면만 한참 바라본 적 있으신가요? 저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좋은 이야기는 화면을 오래 노려본다고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저는 AI 그림책 창작을 안내하며 수강생분들과 수백 개의 이야기 씨앗을 함께 골라왔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됐습니다. 막히는 건 재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글감을 ‘찾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어서였다는 걸요. 오늘은 그 방법을 한 단계씩 나눠보겠습니다.
왜 동화 스토리텔링은 빈 화면 앞에서 자꾸 멈출까요?
이야기가 안 떠오를 때 우리는 보통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상상력이 부족한가 봐.” 그런데 사실은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머릿속에는 이미 쓸 만한 장면이 많은데, 그걸 ‘이야기 재료’로 알아보는 눈이 아직 없을 뿐입니다. 그래서 새 아이디어를 짜내려 애쓸수록 오히려 더 막힙니다.
막히는 이유는 아이디어가 없어서가 아니라, 이미 가진 재료를 못 알아봐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글감은 새 도구가 아니라 내 기억에서 나옵니다
처음에 저는 좋은 소재가 어딘가 특별한 곳에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강생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장 마음을 움직인 건 늘 자기 일상에서 나온 장면이었어요.
어릴 적 할머니 집 마루의 냄새, 아이가 처음 한 말, 이사 가던 날의 마음. 이런 작은 기억들이 그림책 아이디어의 씨앗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글감을 ‘떠올리려’ 하지 않고 ‘모읍니다’. 네 가지 소스를 노트 한 페이지에 적어두는 것부터 시작해요.
| 소스 | 무엇을 적나요 | 예시 |
|---|---|---|
| 어릴 적 기억 | 선명하게 남은 한 장면 | 비 오는 날 우산을 같이 쓴 기억 |
| 가족과의 대화 | 무심코 나온 말·질문 | “별은 왜 밤에만 보여?” |
| 최근 느낀 감정 | 이번 주에 마음이 움직인 순간 | 낯선 곳에서 느낀 서운함 |
| 반복되는 습관 | 나도 모르게 하는 행동 | 자기 전 꼭 창밖을 보는 버릇 |
흔하지 않은 글감은 새로운 도구가 아니라, 나만 가진 기억에서 나옵니다.

서점과 도서관에서 이야기를 ‘관찰’하는 법
내 기억을 모았다면, 다음은 바깥을 보는 차례입니다. 서점과 도서관의 그림책 코너는 사실 가장 좋은 자료실이에요.
다만 예쁜 표지를 구경하러 가는 게 아닙니다. 저는 세 가지를 ‘관찰’하려고 갑니다.
- 어떤 주제가 유독 자주 보이는가 (우정·용기·잠자기 같은 반복 주제)
- 같은 주제를 저마다 어떤 각도로 비틀었는가
- 내가 봐도 “이건 좀 흔한데” 싶은 표현은 무엇인가
그러면서 흔한 소재와 나만의 각도를 구분하는 눈이 생깁니다. 남들이 자주 쓰는 길이 보이면, 그 옆으로 살짝 비껴가는 나만의 길도 함께 보이거든요.
챗GPT 브레인스토밍으로 시놉시스 여러 개 받아보기
모아둔 단어와 장면이 있다면, 이제 혼자 끙끙대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이 단계에서 챗GPT 브레인스토밍을 씁니다.
방법은 간단해요. 노트에 적어둔 단어 서너 개(예: 우산, 서운함, 할머니)를 넣고, “이 단어로 유아 그림책 시놉시스 3개를 서로 다른 결로 만들어줘”라고 부탁합니다. AI에 익숙하지 않아도, OpenAI의 ChatGPT 공식 소개에서 볼 수 있듯 대화하듯 쓰면 됩니다.
중요한 건 여러 개를 받는 겁니다. 하나만 받으면 그 답에 끌려가지만, 세 개를 나란히 놓으면 “아, 나는 이 방향이 좋구나” 하는 내 취향이 보입니다.
질문을 어떻게 던지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데, 이 부분은 챗GPT 질문법 5가지 글에서 자세히 정리해두었으니 함께 보시면 좋습니다.
이 단계는 동화 스토리텔링 연습의 뼈대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AI가 이야기를 대신 써주는 게 아니라, 내 재료를 여러 방향으로 펼쳐 보여주는 거예요.

떠오른 글감을 동화 스토리텔링으로 다듬는 한 페이지 루틴
시놉시스 세 개 중 하나를 골랐다면, 이제 내 이야기로 다시 쓸 차례입니다. AI가 준 문장을 그대로 두면 어딘가 남의 옷 같은 느낌이 남거든요.
저는 고른 시놉시스를 놓고 딱 세 가지만 손봅니다. 주인공을 내가 아는 아이로 바꾸고, 배경을 내 기억 속 장소로 옮기고, 마지막 한 줄을 내 감정으로 마무리하는 거예요.
이 세 번의 손질만으로도 흔하던 이야기가 나만의 이야기가 됩니다. 이야기의 완성도는 그림보다 이야기 자체에서 갈리는데, 이 부분은 좋은 그림책 만드는 7가지 기준 글에 더 풀어두었어요.
완벽한 원고보다, 오늘 고른 한 문장이 먼저입니다.
동화 스토리텔링, 오늘 바로 해볼 수 있는 작은 시작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 이 순서대로 하나씩만 해보세요.
- 노트 한 페이지에 오늘 떠오른 장면 세 개를 적는다.
- 그중 마음이 가장 오래 머무는 장면 하나에 동그라미 친다.
- 그 장면의 단어 서너 개를 챗GPT에 넣고 시놉시스 3개를 받는다.
- 가장 나다운 하나를 골라 주인공·배경·마지막 줄만 내 것으로 바꾼다.
- 완성하려 하지 말고, 딱 한 페이지 분량만 써본다.
이 다섯 단계를 한 바퀴 돌면, 빈 화면 대신 손에 잡히는 이야기 하나가 남습니다. 그거면 충분한 시작이에요. 함께 시작해봐요.
자주 묻는 질문
동화 스토리텔링, 재능이 없어도 배울 수 있나요?
네. 동화 스토리텔링은 타고난 상상력보다 재료를 모으고 다듬는 ‘루틴’에 더 가깝습니다. 일상 기억을 모으는 습관부터 시작하면 누구나 한 단계씩 나아갈 수 있습니다.
글감이 너무 흔한 것 같아요. 어떻게 차별화하나요?
주제가 흔한 건 괜찮습니다. ‘우정’은 흔하지만, 우정을 겪은 내 구체적 장면은 나만의 것이니까요. 흔한 주제에 나만 아는 디테일을 더하면 그게 차별점이 됩니다.
챗GPT가 만든 이야기를 그대로 써도 되나요?
그대로 쓰기보다는 초안 재료로 쓰시길 권합니다. 시놉시스를 여러 개 받아 방향만 참고하고, 인물과 감정은 내 경험으로 다시 채워야 내 이야기가 됩니다.
아이디어를 자꾸 잊어버립니다. 어떻게 모으나요?
떠오른 순간 한 줄로만 적어두세요. 완성된 문장이 아니어도 됩니다. 휴대폰 메모나 작은 수첩에 단어만 남겨도, 나중에 그 단어가 이야기의 문을 열어줍니다.
얼마나 자주 하면 좋을까요?
하루 5분이면 충분합니다. 매일 장면 하나씩만 모아도 한 달이면 이야기 재료 서른 개가 쌓입니다. 양보다 꾸준함이 글감 창고를 만듭니다.